29 유언장 쓰는 법, 자필 유언 5가지 요건과 공정증서 유언 차이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듣고 돌아오는 길이었을 수도 있고, 지인의 장례식에서 남은 가족들이 집 문제로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을 본 날이었을 수도 있어요. "나도 언젠가는 정리해 둬야 하는데" 하고 생각은 했는데, 막상 펜을 들려고 하니 무엇을 어떻게 써야 효력이 있는지부터 막막해집니다.
유언장은 마음을 담은 편지이면서 동시에 법이 정한 형식을 지켜야 하는 문서예요. 형식이 하나만 빠져도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오늘 무엇부터 하면 되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했어요.
결론부터: 유언장은 이렇게 준비하면 돼요
- 법이 인정하는 유언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다섯 가지뿐이에요. 이 방식을 지키지 않은 유언은 효력이 없어요.
- 혼자 쓴다면 자필증서 유언이에요.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직접 손으로 쓰고 도장을 찍어야 해요.
- 분쟁이 걱정되거나 재산이 여러 곳에 나뉘어 있다면 공정증서 유언이 안전해요. 증인 2명과 함께 공증인 앞에서 만들고, 사망 후 법원 검인 절차가 필요 없어요.
- 유언은 만 17세부터 할 수 있고, 살아 있는 동안 언제든지 철회하거나 다시 쓸 수 있어요.
- 2026년 3월 17일부터 개정 민법이 시행되면서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남길 수 있는 범위가 모든 상속인으로 넓어졌어요.
지금부터 한 달, 유언장 준비 타임라인
유언장은 마감일이 정해진 서류가 아니에요. 그래서 오히려 미루기 쉽습니다. 아래 표처럼 시기를 나눠 두면 한 달 안에 마무리할 수 있어요.
| 시기 | 할 일 | 준비물 |
|---|---|---|
| 오늘 | 내 재산 목록 적기(부동산, 예금, 보험, 주식, 자동차, 빚) | 종이 한 장, 통장·증권 앱 |
| 1주 안 | 누구에게 무엇을 남길지 정하고, 자필로 쓸지 공증을 받을지 고르기 | 재산 목록, 가족관계 메모 |
| 2주 안 | 공증을 고른 경우 증인 2명 정하기, 공증사무소 상담 예약 | 증인 후보 연락처 |
| 1개월 안 | 유언장 작성 또는 공정증서 작성, 보관 장소 정하기 | 신분증, 도장, 재산 관련 서류 |
| 그 뒤 1년마다 | 이사, 결혼, 출생, 재산 처분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필요하면 새로 쓰기 | 기존 유언장 |
컴퓨터로 쓴 유언장도 될까요? 자필 유언 5가지 요건
자필증서 유언은 비용이 들지 않고 혼자 쓸 수 있어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식이에요. 다만 민법 제1066조가 정한 다섯 가지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무효가 되고, 법원도 이 요건을 엄격하게 봅니다.
- 전문을 직접 쓰기: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손으로 써야 해요.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문서, 다른 사람이 대신 쓴 문서, 복사본은 효력이 없어요.
- 연월일을 모두 쓰기: "2026년 10월"처럼 날짜를 빼면 작성일을 특정할 수 없어서 무효예요(대법원 2009다9768).
- 주소를 쓰기: 작성한 장소가 아니라 유언자의 주소를 써야 해요. 주소를 빠뜨린 유언장은 무효라고 본 판례가 있어요(대법원 2012다71688). 주민등록지가 아니어도 실제로 생활하는 곳이면 되고, 유언장을 넣은 봉투에 주소를 적어도 하나의 문서로 볼 수 있으면 인정돼요.
- 이름을 쓰기: 성명도 직접 손으로 써요.
- 도장 찍기: 인감이 아니어도 되고, 손도장(무인)도 인정돼요(대법원 97다38503). 하지만 날인이 아예 없으면 무효예요(대법원 2006다12848).
다 쓴 뒤에 글자를 고치거나 덧붙일 때는 고친 부분을 직접 쓰고 그 자리에 도장을 찍어야 해요. 고칠 곳이 많다면 처음부터 새로 쓰는 편이 깔끔합니다.
유언장에 넣으면 좋은 내용
- 누구에게 어떤 재산을 남기는지(아파트는 등기부에 나온 주소, 예금은 은행과 계좌 끝자리처럼 구체적으로)
- 유언집행자(유언 내용을 실제로 처리할 사람)를 누구로 할지
- 재산 목록에 없는 나머지 재산은 어떻게 나눌지
- 가족에게 남기고 싶은 말
장례 방식이나 연명의료에 대한 바람도 함께 적을 수 있지만, 이런 내용은 법적으로 강제되는 유언 사항이 아니에요. 연명의료에 대한 뜻은 19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는 법에서 설명한 것처럼 별도로 등록해 두어야 의료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자필 유언과 공정증서 유언, 무엇이 다를까요
| 구분 | 자필증서 유언 | 공정증서 유언 |
|---|---|---|
| 작성 방법 | 혼자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쓰고 날인 | 공증인 앞에서 말로 내용을 전하고, 공증인이 받아 적어 낭독 |
| 증인 | 필요 없음 | 2명 |
| 비용 | 없음 | 공증 수수료(유언 재산 가액에 따라 달라짐) |
| 사망 후 법원 검인 | 필요 | 필요 없음 |
| 분실·위조 위험 | 본인이 보관하므로 있음 | 공증사무소에 원본이 남음 |
| 잘 맞는 경우 | 재산 구성이 단순하고 가족 사이에 다툼 걱정이 적을 때 | 재산이 여러 곳에 있거나, 상속인 사이 분쟁이 걱정될 때 |
공정증서 유언은 이렇게 진행돼요
- 공증사무소(법무부장관이 임명한 공증인이나 공증인가를 받은 법무법인)에 상담을 예약해요.
- 유언자, 증인 2명, 공증인이 한자리에 모여요.
- 유언자가 유언 내용을 말로 전하면 공증인이 받아 적고 낭독해요.
- 유언자와 증인이 내용이 정확하다고 확인한 뒤 각자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해요.
대법원은 말로 내용을 전하는 절차(구수)를 엄격하게 봐요. 다른 사람이 미리 써 온 내용을 읽어 주고 유언자가 고개만 끄덕인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건강이 나빠지기 전에, 스스로 또렷하게 말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용은 공증인 수수료 규칙에 따라 유언으로 처분하는 재산 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져요. 재산 가액이 1억 원 안팎이면 대체로 10만 원대이고, 재산이 클수록 올라가요. 병원이나 집으로 공증인이 출장을 오면 출장 비용이 따로 붙어요.
증인은 아무나 설 수 없어요
민법 제1072조에 따라 다음 사람은 증인이 될 수 없어요.
-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 유언으로 재산을 받을 사람, 그 배우자와 직계혈족
- 공정증서 유언에서는 공증인의 친족, 피고용인, 동거인 등 공증인법상 결격자
예를 들어 아파트를 큰아들에게 남기는 유언이라면 큰아들, 큰며느리, 손주는 증인이 될 수 없어요. 결격자가 섞여 유효한 증인이 1명만 남으면 유언 전체가 무효가 됩니다.
나머지 세 가지 방식은 언제 쓰나요
- 녹음 유언: 유언 내용, 성명, 연월일을 직접 말해 녹음하고, 증인 1명 이상이 그 유언이 정확하다는 것과 자기 이름을 함께 말해야 해요.
- 비밀증서 유언: 내용을 숨기고 싶을 때 써요. 이름을 쓴 증서를 봉하고 도장을 찍은 뒤 증인 2명 이상에게 보이고, 5일 안에 공증인이나 법원서기에게 제출해 확정일자를 받아야 해요.
- 구수증서 유언: 질병처럼 급박한 사유로 다른 방식을 쓸 수 없을 때만 인정돼요. 증인 2명이 필요하고,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안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해요.
상황별로 보면 이렇게 달라져요
예시 1: 2026년 5월에 쓰고 날짜를 "2026년 5월"까지만 적었다면
날짜에서 '일'이 빠졌기 때문에 자필증서 유언으로서 효력을 잃을 수 있어요. 지금이라도 새로 쓰면서 "2026년 10월 26일"처럼 연월일을 모두 적고, 주소와 이름을 쓴 뒤 도장을 찍으면 돼요. 새 유언장과 예전 유언장이 서로 충돌하는 부분은 예전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109조).
예시 2: 배우자 없이 자녀 둘인데, 집을 한 자녀에게만 남기고 싶다면
유언으로 집을 한 자녀에게 줄 수는 있어요. 다만 다른 자녀에게는 유류분이 있어요. 자녀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이므로, 자녀 둘이면 각자 유류분 계산의 기초가 되는 재산(상속재산에 생전 증여 등을 더하고 빚을 뺀 금액)의 4분의 1을 보장받아요. 실제로 받은 몫이 이보다 적으면 부족한 만큼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어요. 2026년 3월 17일 이후 시작된 상속부터는 이 부족분을 원칙적으로 돈(가액)으로 돌려주도록 바뀌었어요. 집을 지키고 싶다면 다른 자녀 몫을 현금이나 다른 재산으로 정해 두는 방법을 전문가와 함께 설계해 보는 것이 좋아요.
2026년에 바뀐 상속 규정, 유언장에 미치는 영향
-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효력을 잃었고, 2024년 9월 20일 조항이 삭제됐어요. 자녀와 부모 없이 형제자매만 있는 분이라면 유언으로 재산을 다른 사람이나 단체에 남겨도 형제자매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어요.
- 상속권 상실 선고 확대: 2026년 2월 12일 국회를 통과하고 3월 17일 공포와 함께 시행된 개정 민법은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을 부모뿐 아니라 모든 상속인으로 넓혔어요.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상속인이 있다면,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남길 수 있고 유언집행자가 가정법원에 청구해요. 상실 대상자는 유언집행자가 될 수 없어요.
- 기여에 대한 보상은 특별수익에서 제외: 오랫동안 부모를 모신 자녀에게 그 보상으로 재산을 주었다면, 그 재산은 유류분을 계산할 때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아요. 유언장에 "오랜 간병과 부양에 대한 보상"이라는 취지를 적어 두면 나중에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검인이 필요한 유언, 필요 없는 유언
유언자가 세상을 떠나면 자필증서, 녹음, 비밀증서 유언을 보관하거나 발견한 사람은 지체 없이 가정법원에 제출해 검인을 신청해야 해요(민법 제1091조). 신청하는 곳은 상속이 개시된 곳, 보통 고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이에요. 공정증서 유언과 구수증서 유언은 이 검인 절차가 필요 없어요.
검인은 유언장의 형식과 상태를 기록해 위조를 막는 절차이고, 유언이 유효한지를 판단하는 절차는 아니에요. 봉인된 유언서는 상속인이나 대리인이 참여한 자리에서 법원이 개봉하므로, 가족이 먼저 뜯어 보지 않는 것이 좋아요.
| 남은 가족이 챙길 기한 | 내용 |
|---|---|
| 지체 없이 | 자필·녹음·비밀증서 유언은 가정법원에 검인 신청 |
| 3개월 안 |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결정 |
| 안 날부터 6개월 안 | 유언이 없을 때 공동상속인의 상속권 상실 청구 |
| 안 날부터 1년, 상속 개시부터 10년 | 유류분 반환청구권이 소멸하는 기한 |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의 3개월 기한은 9회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3개월 안에 정해야 할 것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것
- 주소를 생략하거나 "우리 집"이라고만 쓰는 경우: 주소가 빠진 자필 유언은 무효라고 본 판례가 있어요. 동·호수까지 적어 두세요.
- 휴대폰 메모나 영상 편지로 대신하는 경우: 녹음 유언의 요건(성명, 연월일, 증인 구술)을 갖추지 않은 영상이나 메모는 법적인 유언이 되기 어려워요.
- 재산을 받을 가족이 증인으로 서는 경우: 공정증서를 만들었는데도 증인 결격으로 무효가 될 수 있어요.
- 유언장 위치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 경우: 자필 유언장은 가족이 찾지 못하면 없는 것과 같아요. 믿을 만한 한 사람에게 보관 장소를 알려 두세요.
- 재산이 바뀌었는데 유언장을 그대로 두는 경우: 유언장에 적은 아파트를 이미 팔았다면 그 부분은 처리할 대상이 없어져요. 이사나 재산 처분처럼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유언장을 다시 읽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유언은 몇 살부터 할 수 있나요?
민법은 만 17세가 되면 유언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다만 유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이 있어야 하고, 피성년후견인은 의사능력이 회복되었을 때 의사가 그 상태를 유언서에 적고 서명날인해야 해요.
유언장을 썼다가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하나요?
유언은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어요. 새 유언장을 쓰거나, 예전 유언장을 일부러 파기하면 돼요. 앞뒤 유언이 충돌하면 충돌하는 부분은 예전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봐요.
부부가 한 장에 같이 써도 되나요?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자 한 사람이 전문을 직접 써야 하므로, 각자 따로 쓰는 것이 안전해요.
유언장에 빚도 적어야 하나요?
빚은 유언으로 누구에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상속인이 법정상속분대로 이어받아요. 그래도 남은 가족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판단하려면 빚의 규모를 알아야 하므로, 재산 목록에 함께 적어 두면 큰 도움이 돼요.
변호사 없이 공증만 받아도 되나요?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이 방식을 갖춰 작성하므로 공증만으로도 유효해요. 다만 유류분이나 상속권 상실처럼 다툼이 예상되는 내용이 있다면 공증 전에 변호사 상담을 받는 것이 좋아요.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에서도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유언장 원본은 어디에 보관하나요?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사무소에 원본이 남고 유언자는 정본을 받아요. 자필 유언장은 본인이 보관해야 하므로, 불에 타거나 젖지 않는 곳에 두고 보관 장소를 믿을 만한 사람에게 알려 두세요.
정리하면
유언장은 "언젠가"가 아니라 정신이 맑고 손으로 쓸 수 있을 때 써 두는 서류예요. 오늘은 재산 목록 한 장만 적어 보세요. 다음 주에 자필로 쓸지 공증을 받을지 고르고, 한 달 안에 마무리하면 됩니다. 자필이라면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 날인 다섯 가지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다툼이 걱정되면 공정증서를 선택하세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다음 회 예고
다음 회에서는 다시 '학교를 떠날 때' 챕터로 돌아가, 사회에 처음 나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일을 정리할게요.
이 글은 2026년 10월 26일까지 확인한 법령과 공공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쓴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에요. 유언의 효력, 유류분, 상속권 상실처럼 판단이 필요한 내용은 변호사, 공증인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132)과 상담하세요.
📚 출처 요약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자필증서유언: 자필 유언 5가지 요건, 정정 방법, 관련 판례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공정증서유언: 증인 2명과 구수·낭독 절차, 검인 불필요,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 표시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유언증서 또는 녹음의 검인: 검인 신청 의무, 관할 법원, 공정증서·구수증서 제외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유언 시 체크리스트: 만 17세 유언능력, 5가지 방식, 방식별 증인 수
- 김·장 법률사무소: 상속권 상실 선고 등 민법 개정법률 시행: 2026년 2월 12일 의결, 3월 17일 공포·시행, 주요 개정 내용
- 법무법인 세종: 유류분 제도 개정의 주요내용: 국회 통과일, 가액반환, 기여 보상 특별수익 제외
- 법무법인 화온: 2026년 민법 개정으로 달라진 유류분: 유류분 비율, 1년·10년 소멸 기한, 형제자매 조항 삭제일
- 대법원 2012다71688, 2009다9768, 2006다12848: 주소·날짜·날인 누락 시 무효 판례
